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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소식(小食)의 노화방지 효과

스마일가족 2020. 9. 13. 09:22

출처; 세브란스 병원 / 이덕철 교수, http://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7239

2700여 년 전 헤시오도스(Hesiod)는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바보들은 모자라는 것이 넘치는 것보다 좋다는 사실을 모른다. 음식을 아끼고 밥그릇을 절제하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음식을 배불리 먹지 않는 것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속설은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부터 유래되어 왔으며 과식이 노화를 촉진시키고 암과 같은 퇴행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속설들은 비교적 최근부터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사실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1935년 쥐 실험을 통하여 수명 연장 효과가 있음을 처음으로 보고 하였고, 그 이후에도 20 ~ 40%의 식사 제한이 평균수명과 최대 수명을 약 30~60% 증가시키며 노화관련 질환의 발생을 억제한다는 것을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분자 유전학적 경로가 밝혀지면서 칼로리 제한의 노화 방지효과의 비밀이 서서히 풀리고 있습니다.

 

사람 등 영장류에서는 아직 칼로리 제한에 의한 수명연장 효과를 보고한 연구는 없지만, 종교, 문화적인 이유로 일반적으로 적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는 집단에서 심혈관계 질환들, 여러 종류의 암, 제 2형 당뇨병, 뇌졸중 등의 위험이 감소하기 때문에 사람에게서도 칼로리 제한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칼로리 제한이 세포의 손상을 막고 동물 실험에서 궁극적인 수명연장 효과를 보이는 기전은 무엇일까요? 비교적 최근까지도 광범위한 생명체의 칼로리 제한의 수명연장 효과는 체내 대사가 감소하고 이에 비례하여 활성산소가 적게 만들어 지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곰팡이를 이용한 연구에서 보면 칼로리 제한을 하면 외부 척박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생명체 내에서 세포의 에너지 수급과 수명연장을 초래 하는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칼로리 제한의 건강 증진 효과는 외부 환경의 스트레스에 대하여 생명체가 갖고 있는 고유한 방어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러 종류의 과일이나 채소에 들어있는 다양한 영양소들이 이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을 총칭하여 칼로리 제한 유사체(Calorie Restriction Mimetics)라고 합니다. 이러한 물질은 칼로리 제한을 할 때 활성화되는 스트레스 반응 경로(Stress Response Pathway)를 통하여 노화 관련 신체 변화들을 억제하고 및 각 기관의 기능을 유지시킵니다. 대표적인 물질로 포도주스나 포도주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오디, 땅콩, 포도, 라스베리, 크렌베리 등의 베리류 등을 포함한 많은 식물에서 발견되며, 항암 및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며 혈청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함)의 효과에 대해 많은 의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2009년도 위스콘신 대학에서는 식이제한을 한 원숭이들이 수명연장 효과가 있음을 발표했지만,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2012년 8월에 발표한 자료에서는 이러한 노화 방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많은 과학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기관에서 제공한 음식이 현저히 달라 단순한 칼로리 제한 보다는 구성 성분이 더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사람에서 칼로리 제한의 효과는 주로 관찰 연구 결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양노원 거주자들의 연구, 일본 오끼나와 거주자에 대한 연구, 2차 세계대전 중 네덜란드 기근으로 인한 노화질환 사망률 저하, 1991년에서 1993년까지 아리조나 사막에서 실시된 실험 연구 등을 보면 칼로리 제한이 동물실험에서와 같이 사람의 수명 연장에도 역할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칼로리 제한이란 통상적으로 칼로리를 20~40% 정도 줄이지만, 비타민을 비롯한 필수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등 영향 불균형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세포 생물에서 척추 동물까지 많은 연구에서 수명연장과 건강증진효과가 입증 되었지만,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에서는 향후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필수 영양소가 잘 포함된 균형된 식사가 단순한 칼로리 제한 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향후 보다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무리한 칼로리 제한은 삼가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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