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3000년전에도 요즘 같은 걱정을 했나 봅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사람들 욕심이 많아질수록 병을 고치기가 더 어려워 지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자연에 맞추어 욕심부리지 않고 살면 약간 몸이 안 좋을 때 균형 잡힌 음악을 듣거나 기도만 해도 병이 나을 수 있다는 것 같습니다.

황제가 묻습니다. 내가 들으니 예전에 병을 치료할 때, 단지 정신만을 변화시켜 몸의 기운을 바꾸어 주는 “주문법”(주문을 외워 병을 고치는 치료법,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면 음악이나 소리를 통해 잃어 버린 몸의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방법)으로 병을 치료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체내의 병은 약물로, 체외의 병은 침으로 치료하는데도 어떤 때는 낫고 어떤 때는 낫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요?

 

기백이 대답합니다. 예전 사람들은 주변에 짐승들이 득실대고 있는 곳에서 살면서 추위를 피해 이러 저리 움직였으며, 더위를 피해 그늘을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생활이 단순) 안으로는 가족을 돌보거나 그리워하는 것이 쌓이지 않고, 밖으로는 자신을 꿈을 펼치거나 벼슬을 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일이 없으니 이렇게 (마음이) 편안한 세상에서는 나쁜 기운이 깊숙이 들어올 수가 없는 것입니다. 고로 체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체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침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정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주문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였습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다릅니다. 집안으로는 온갖 근심과 걱정에 사무쳐 있고, 밖에서도 (욕심을 부리면서 힘든 노동도 마다하지 않아) 온갖 고통과 상처를 입는 일이 많습니다. 또한, 사시사철의 계절변화에 순응하지 않고 추위, 더위와 소통하지 않고 반대로 행동하니 나쁜 기운이 아침 저녁으로 몸 속 깊숙이 들어와 병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그 나쁜 기운은) 몸 안으로는 오장과 골수에까지 이르고, 표면적으로는 땀구멍, 피부, 근육을 통해서 몸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래서, 작은 병은 반드시 심각해지게 되고 큰 병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니 단순히 “주문법”으로는 병을 치료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황제가 말하길, 좋습니다. 나는 병이 든 사람들의 임상 실험과 삶과 죽음을 관찰함으로써 미심쩍었던 부분을 해결하고, 마치 해와 달의 빛처럼 (그 아픈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알아내고 싶습니다. 이에 관해 나에게 들려줄 것이 없나요?

 

기백이 대답합니다. 안색을 살피는 것과 맥을 짚는 것은 고대로부터 귀하게 여겼고 저의 스승인 “추대계”라는 분이 이 방법을 (저에게) 전수해 주었습니다. 그 분이 오행의 움직임, 사계절의 흐름, 팔풍과 육합 등의 이치를 결합하여 얼굴 색깔을 살피고 맥박이 뛰는 모양을 보고 병을 진단하였던 것입니다. 그 기본 원칙이 있으니 변화가 생겨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더라도 관찰을 통해서 그 미묘한 점까지 파악이 된다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데, 그 방법이 곧 안색을 살피고 맥을 짚는 것입니다.

 

안색은 해와 상응하고, 맥은 달과 상응합니다. 얼굴의 색깔은 5색에 청탁을 합쳐서 10가지 색깔이며 10간(十干)의 하늘과 같으니 해와 상응하는 것이고, 맥의 종류는 수족의 3음3양으로 12경맥으로 분류하는데 12지(十二支)의 땅과 같으니 달과 상응하는 것입니다. 常求其要, 則其要也. 항상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필요한 것에 따릅니다. 무릇 얼굴 색깔의 변화는 사시사철의 맥의 변화와 상응합니다. 즉, 얼굴의 색깔도 계절에 따라 변화하고 맥박도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데 이것이 서로 상응한다는 것입니다. 상고(上古)시대의 성인들은 이를 귀하게 여기고 잘 지켜 신명 나게 만들었으니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았고 후대에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안색과 맥박을 살피면서 이상이 발생하면 곧바로 올바른 조치를 취하여 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중고(中古)시대에 와서는 병이 발병하고 나서야 치료를 했습니다. 팔풍(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여덟 가지 바람)과 오비(五痺, 폐가 관리하는 피부, 비장이 관리하는 살, 간이 관리하는 근육, 신장이 관리하는 뼈, 심장을 관리하는 혈관에 생기는 병)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10일 동안은 탕액을 사용했습니다. 10일이 지나도 병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약초, 약초의 뿌리, 가지 등을 캐내어 보조하여 사용하면 병의 상황에 맞는 표본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나쁜 기운이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요즘에 이르러서는 병을 치료할 때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계절의 변화도 고려하지 않고, 얼굴의 색깔을 살피고 맥박을 관찰하여 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내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병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를 파악하여 이에 대항하여 치료할 지 아니면 좀 더 지켜본 후 치료할 지도 구별하여야 하는데 이것도 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병이 명확하게 드러난 후 겉에 나타난 병은 침으로 치료하고 안에 나타난 병은 탕액으로 치료합니다. 그리고, 서툰 의사들이 (엉터리 탕약이나 잘못된 침을 놓아) 병을 공략함으로써 병이 낫지도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황제가 묻습니다. 치료의 요점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기백이 대답합니다. 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점은 안색과 맥박을 잘 살피는 것입니다. 用之不惑, 治之大則. 그리고, 이를 사용함에 있어 의심이 없어야 하고 이러한 원칙을 잘 지키는 것이 치료의 방법입니다. 만약, 이를 따르지 않으면 치료할 수 있는 표준 방법을 얻을 수 없게 되고 몸이 망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예전의 잘못된 방법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취해서 얻으신다면 고대의 진인(眞人)과 같이 영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황제가 말합니다. 내가 요점을 들어보니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안색과 맥박을 살피는 방법과 다르지 않은데 좀더 단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기백이 말합니다. 치료법은 단 하나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황제가 말합니다. 그것이 무엇이오? 기백이 대답합니다. 그 한가지는 병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황제가 말합니다. 어떻게 말이오?

 

기백이 대답합니다. 환자에게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창문과 들창을 모두 닫습니다. 또한, 환자가 의사를 의지하도록 신뢰심을 주어서 환자가 겪는 질병의 모든 상태를 진솔하게 말하도록 도와줍니다. 환자가 또렷한 정신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그 병은 낫지만, 정신이 없이 횡설수설하면 환자는 병이 나을 수 없으며 죽을 수도 있습니다. 황제가 말합니다. 좋습니다.

 

 

 

移精變氣論篇 第十三

 

黃帝問曰 余聞古之治病, 惟其移精變氣, 可祝由而已.

 

今世治病, 毒藥治其內, 鍼石治其外, 或愈或不愈, 何也?

 

歧伯對曰 往古人居禽獸之間, 動作以避寒, 陰居以避暑,

 

內無眷慕之累, 外無伸宦之形, 此恬憺之世, 邪不能深入也.

 

故毒藥不能治其內, 鍼石不能治其外, 故可移精祝由而已.

 

當今之世不然, 憂患緣其內, 苦形傷其外, 又失四時之從, 逆寒暑之宜, 賊風數至, 虛邪朝夕,

 

內至五藏骨髓, 外傷空竅肌膚, 所以小病必甚, 大病必死, 故祝由不能已也.

 

    帝曰 善!  余欲臨病人, 觀死生, 決嫌疑, 欲知其要, 如日月光, 可得聞乎?

 

  歧伯曰 色脈者, 上帝之所貴也, 先師之所傳也.

 

上古使僦貸季, 理色脈而通神明, 合之金木水火土, 四時八風六合,

 

不離其常, 變化相移, 以觀其妙, 以知其要. 

 

欲知其要, 則色脈是矣.  色以應日, 脈以應月, 常求其要, 則其要也.

 

夫色之變化, 以應四時之脈,

 

此上帝之所貴, 以合於神明也, 所以遠死而近生, 生道以長, 命曰聖王.

 

中古之治病, 至而治之, 湯液十日, 以去八風五痺之病, 十日不已, 治以草蘇草荄之枝,

 

本末爲助, 標本已得, 邪氣乃服.

 

暮世之治病也則不然, 治不本四時, 不知日月, 不審逆從,

 

病形已成, 乃欲微鍼治其外, 湯液治其內,

 

粗工兇兇, 以爲可攻, 故病未已, 新病復起.

 

    帝曰 願聞要道.

 

  歧伯曰 治之要極, 無失色脈, 用之不惑, 治之大則.  逆從到行, 標本不得, 亡神失國.

 

去故就新, 乃得眞人.

 

    帝曰 余聞其要於夫子矣, 夫子言不離色脈, 此余之所知也.

 

  歧伯曰 治之極於一.

 

    帝曰 何謂一?

 

  歧伯曰 一者, 因得之.

 

    帝曰 奈何?

 

  歧伯曰 閉戶塞牖, 繫之病者, 數問其情, 以從其意, 得神者昌, 失神者亡.

 

    帝曰 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