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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眞)이란 건강과 생명을 유지하는 기운을, 사(邪)란 몸에 질병을 일으키는 기운을 말하고, 이합(離合)은 질병이 몸에 들어오거나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는 몸에 질병이 생기는 원인과 대책, 치료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황제가 묻습니다. 내가 구침구편(九鍼九篇)에 대하여 들었는데, 선생께서는 아홉 가지 침 놓는 방법과 아홉 가지 치료 방법으로 총 81가지로 나누어 말씀하시니 내가 그 뜻을 다 이해하였습니다. 경락에 있어서 기(氣)가 왕성하고 쇠락하는 것이 좌우가 기울어져서 옮기니 위를 고치기 위해 아래를 조절하고 왼쪽을 고치기 위해 오른쪽을 조절하며, 기(氣)가 부족하거나 남을 경우 영기(營氣)와 위기(衛氣)를 보조(補)하거나 기운을 빼는(寫) 것은 내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영위(營衛)가 기울어져 있거나 허실(虛實)로 인하여 생기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나쁜 기운이 외부로부터 경락에 들어온 것 때문 만은 아닙니다. 나는 나쁜 기운이 경락에 있는 것에 대하여 듣고자 하는데, 이것이 병을 어떻게 만들고 다스리는 방법은 어떠한지요?

 

기백이 대답합니다. 무릇 성인(聖人)은 하늘과 땅의 자연 이치에 응하여 그 지침(度數)을 만들었는데, 하늘에는 별자리의 움직임(宿度)이 있고 땅에는 물의 움직임(경수, 經水)이 있으며 사람에게는 경락의 움직임(經脈)을 두었습니다. 천지가 따뜻하면 경수(經水)가 안정되고, 하늘의 기운이 차서 땅이 얼게 되면 경수(經水)가 얼어서 엉기며, 하늘의 기운이 더워서 땅에 열이 오르면 경수(經水)는 끓어서 넘치고, 갑자기 바람이 미친 듯이 일어나면 경수(經水)에 물결이 쳐서 큰 파도가 일어납니다. 무릇 나쁜 기운이 경맥에 들어감에 있어서도 찬 기운이 들어가면 피가 얼어서 엉기며, 더운 기운이 들어가면 부드럽게 풀리게 됩니다.

 

나쁜 기운(허사虛邪, 땅의 여덟 방향에서 나타나는 나쁜 기운, 정사正邪는 몸이 무리하게 힘을 써서 땀이 나고 땀구멍이 열리게 되어 밖의 나쁜 기운을 만나게 되면 우리 몸에 나타나는 것)이 몸에 침입하는 것은 마치 땅에서 경수(經水)가 바람을 맞는 것과 같으며, 움직임이 경락상의 언덕을 만나게 되면 크게 일어나므로 침을 놓을 때는 맥 중에서 조용히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손목에 있는 촌구맥에 이르면 때로는 크게 때로는 작은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데, 클 때는 나쁜 기운이 다다른 것이고 작을 때는 평온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침을 놓음에 있어서 나쁜 기운이 일정한 곳에서 나타나지 않아 음(陰)의 병인지 양(陽)의 병인지 헤아릴 수 없으면 삼부구후(三部九候)를 잘 살펴 갑자기 나쁜 기운을 만났을 때를 대비하여 그 진로를 미리 막아야 합니다.

 

환자가 숨을 들이 쉴 때 침을 꽂아 기(氣)가 거꾸로 흘러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하며, 침을 꽂은 후에는 조용히 안정적으로 오래 머물도록 해서 나쁜 기운이 퍼지지 않도록 합니다. 숨을 들이 쉴 때 침을 돌리되, 기(氣)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숨을 내 쉴 때에 침을 뽑아 내는데, 내 쉬는 숨이 끝나면 나쁜 기운이 모두 빠져 나가니 이를 두고 사법(寫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황제가 묻습니다. 부족한 것을 보강(補)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기백이 대답합니다. 반드시 먼저 피부를 부드럽게 문질러서 순환이 잘 되도록 하고, 끊어지듯이 손가락으로 눌러서 기(氣)가 흩어지도록 하며, 밀어내면서 맥박을 재고, 두드려서 기세가 오르도록 하며, 손톱으로 찔러서 다시 기(氣)가 내려가서, 통하게 되면 그 자리에 침을 놓습니다. 마치 밖으로 문을 닫아 신(神)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막고 날숨이 다하면 침을 놓아 가만히 오랫동안 머물도록 합니다. 마치 귀한 사람을 기다릴 때 날이 저무는지도 모르듯이 여유를 가지고 기(氣)가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氣)가 다다르면 신경을 집중하여 잘 보호하다가 들이쉬는 숨을 기다려 침을 빼는데, 기(氣)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손으로 그 곳을 밀어서 눌러 문을 닫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면 신(神)이 있다면 큰 기운(大氣)이 계속 머물러 있게 되는데 이를 이르러 보(補)라고 합니다.

 

황제가 묻습니다. 기(氣)를 살피는 것은 어떻게 합니까? 기백이 대답합니다. 무릇 나쁜 기운(邪氣)은 낙맥(絡脈)에서 나와 경맥(經脈)으로 들어감에 혈맥(血脈)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으면 따뜻한 기운과 차가운 기운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마치 큰 파도가 일듯이 때로는 오고 때로는 가는데 그 시기와 장소가 일정하지 못합니다.

 

고로 나쁜 기운(邪氣)이 들어올 때는 반드시 그것을 눌러서 멈추게 한 뒤에 침을 놓으며, 그 나쁜 기운이 솟구쳐 올라 설칠 때 맞서서 기운을 빼지(寫) 말아야 하는데, 진기(眞氣)는 경맥의 기(氣)이므로 경맥의 기(氣)가 크게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른바 “그 오는 것을 바로 맞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것을 이름입니다.

 

나쁜 기운(邪氣)을 살피는 것이 심오하지 않아서 큰 기운(大氣)이 이미 지나간 후기운을 빼게 되면(寫) 진기(眞氣)를 잃게 되고, 진기를 잃으면 회복하지 못하니, 나쁜 기운이 돌아 다시 이르게 되면 병이 더욱더 쌓이게 됩니다. 그래서 이른바 “그 가는 것을 쫓지 말라.”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을 이름입니다.

 

털(뭉둥이와 대비하여 아주 작은 침을 의미한다고 판단됨)을 가지고도 침을 놓지(도모하지,挂) 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쁜 기운(邪氣)이 이르는 것을 기다려 침을 놓아 기운을 빼야(寫) 하지만, 앞선 듯 뒤쳐진 듯 환자의 혈기(血氣)가 이미 쇠진하여 치료한다 해도 그 병의 기운을 내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침을 놓을지 여부를 아는 것은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 같고, 침을 놓을지 여부를 모르는 것은 마치 뭉둥이로 두드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른바 “침의 도(道)를 아는 사람은 털을 가지고도 도모하지 않고, 그 도(道)를 모르는 사람은 뭉둥이 같은 큰 침으로 두드려도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을 이름입니다.

 

황제가 묻습니다. 보사(補寫)는 어떻게 하나요? 기백이 대답합니다. 이는 나쁜 기운(邪氣)만을 공격하는 것인데, 왕성한 어혈(瘀血, 굳어서 피가 돌지 못하고 한 곳에 뭉쳐 있는 피)을 없애면 병이 물러가고 몸의 진기(眞氣)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나쁜 기운이 몸에 새로 침투를 하게 되면 그것이 나타나는 곳이나 흐르는 방향이 일정하지 않는데, 침을 찔러서 보(補)하기 위해서 질병이 있는 쪽으로 밀면 앞으로 흐르고 사(寫)하기 위해서 질병이 있는 쪽에서 잡아 당기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그칩니다. 침을 반대로 찔러 피를 따뜻하게 하고 어혈(瘀血)을 밖으로 흘리게 되면 병이 낫습니다.

 

황제가 말합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진기(眞氣)와 나쁜 기운(邪氣)이 합을 이루어(나쁜 기운인 질병이 몸의 진기를 누르고 있는 상태로 생각됨) 맥이 크게 바뀌지 않으면 환자의 몸의 상태를 어떻게 파악을 하는가요? 기백이 대답합니다. 삼부구후(三部九候)의 왕성함과 허약함을 자세히 살펴야 합니다. 삼부(三部)의 좌우와 상하에서 서로 잃어버림과 약해지는 곳을 잘 살펴 병든 장기를 찾아내고 질병이 드러나기를 기다렸다가 병을 치료합니다. 삼부(三部)를 모르는 사람은 음양(陰陽)을 구별하지 못하고 천지(天地)를 나누지 못합니다. 땅으로써 땅을 살피고, 하늘로써 하늘을 살피며, 사람으로써 사람을 살펴서 중부(中府)를 조절하여 삼부(三部)를 정합니다. 그러므로, 침을 놓음에 있어 삼부구후(三部九候)에 의한 병(病)이 발생한 곳을 모른다면, 장차 큰 허물이 이른다 해도 의사가 능히 이를 막을 수 없습니다. 죄가 없음에도 벌을 주는 것을 대혹(大惑)이라고 하는데(기운이 모자라는 곳을 사(寫)할 경우를 말하는 것 같음), 큰 경락을 어지럽혀서 진기(眞氣)가 회복되지 않고, 튼튼한 곳을 허약하다고 여기거나 나쁜 기운을 진기(眞氣)라고 착각하고, 침을 놓음에 있어 올바른 기준이 없으면, 오히려 기(氣)를 해치게 되어 사람의 정기를 빼앗습니다. 순방향으로 따르는 것을 역방향으로 여기면(기운이 넘쳐서 남는 부분에 기운을 덜어내야 하는데 기운을 보충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 같음), 영기(營氣)와 위기(衛氣)가 혼란에 빠져 기(氣)가 흩어지고 진기(眞氣)를 상실하게 됩니다. 이러면 나쁜 기운(邪氣)가 내부에서 홀로 자리를 잡고 사람의 긴 수명을 끊어버려 요절하는 재앙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삼부구후(三部九候)를 알지 못하면 오래 살 수 없습니다. 또한, 사계절의 시기(四時)와 오행(五行)과 일치시키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서로 이기고 지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나쁜 기운(邪氣)이 풀어져서 퍼져 나가고 정기(正氣)를 공격하게 되어 사람의 생명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나쁜 기운(邪氣)이 새로 들어옴에 있어 정해진 곳이 없으므로, 침을 놓아 밀면 앞으로 나가고 당기면 그치게 되니 그 때를 잘 찾아 사(寫)를 하면 병을 낫게 할 수 있습니다.

 

離合眞邪論篇 第二十七

第一章

黃帝問曰 余聞九鍼九篇, 夫子乃因而九之, 九九八十一篇, 余盡通其意矣.

經言氣之盛衰, 左右傾移, 以上調下, 以左調右, 有餘不足, 補寫於榮輸, 余知之矣.

此皆榮衛之傾移, 虛實之所生, 非邪氣從外入於經也.

余願聞邪氣之在經也, 其病人何如, 取之奈何?

歧伯對曰 夫聖人之起度數, 必應於天地, 故天有宿度, 地有經水, 人有經脈.

天地溫和, 則經水安靜;

天寒地凍, 則經水凝泣;

天暑地熱, 則經水沸溢;

卒風暴起, 則經水波涌而隴起.

夫邪之入於脈也, 寒則血凝泣, 暑則氣淖澤.

虛邪因而入客, 亦如經水之得風也,

經之動脈, 其至也亦時隴起, 其行於脈中循循然,

其至寸口中手也, 時大時小, 大則邪至, 小則平.

其行無常處, 在陰與陽, 不可爲度, 從而察之, 三部九候, 卒然逢之, 早遏其路.

吸則內鍼, 無令氣忤;

靜以久留, 無令邪布;

吸則轉鍼, 以得氣爲故;

候呼引鍼, 呼盡乃去;

大氣皆出, 故命曰寫.

帝曰 不足者補之, 奈何?

歧伯曰 必先捫而循之, 切而散之, 推而按之, 彈而怒之, 抓而下之, 通而取之,

外引其門, 以閉其神.

呼盡內鍼, 靜以久留, 以氣至爲故, 如待所貴, 不知日暮, 其氣以至, 適而自護,

候吸引鍼, 氣不得出, 各在其處, 推闔其門, 令神氣存, 大氣留止, 故命曰補.

 

第二章

帝曰 候氣奈何?

歧伯曰 夫邪去絡入於經也, 舍於血脈之中, 其寒溫未相得, 如涌波之起也, 時來時去, 故不常在.

故曰 方其來也, 必按而止之, 止而取之, 無逢其衝而寫之.

眞氣者, 經氣也. 經氣大虛, 故曰 “其來不可逢”, 此之謂也.

故曰 候邪不審, 大氣已過, 寫之則眞氣脫, 脫則不復, 邪氣復至, 而病益蓄.

故曰“其往不可追”, 此之謂也.

不可挂以髮者, 待邪之至時而發鍼寫矣. 若先若後者, 血氣已盡, 其病不可下.

故曰 知其可取如發機, 不知其取如扣椎.

故曰 “知機道者, 不可挂以髮; 不知機者, 扣之不發”, 此之謂也.

帝曰 補寫奈何?

歧伯曰 此攻邪也, 疾出以去盛血, 而復其眞氣,

此邪新客, 溶溶未有定處也, 推之則前, 引之則止, 逆而刺之, 溫血也.

刺出其血, 其病立已.

 

第三章

帝曰 善. 然眞邪以合, 波隴不起, 候之奈何?

歧伯曰 審捫循三部九候之盛虛而調之, 察其左右上下相失及相減者, 審其病藏以期之.

不知三部者, 陰陽不別, 天地不分.

地以候地, 天以候天, 人以候人, 調之中府, 以定三部.

故曰 刺不知三部九候病脈之處, 雖有大過且至, 工不能禁也.

誅罰無過, 命曰大惑, 反亂大經, 眞不可復,

用實爲虛, 以邪爲眞, 用鍼無義, 反爲氣賊, 奪人正氣,

以從爲逆, 榮衛散亂, 眞氣已失, 邪獨內著, 絶人長命, 予人夭殃.

不知三部九候, 故不能久長.

因不知合之四時五行, 因加相勝, 釋邪攻正, 絶人長命.

邪之新客來也, 未有定處, 推之則前, 引之則止, 逢而寫之, 其病立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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