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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이야기

사주단자(四柱單子)

스마일가족 2020. 8. 9. 10:17

예전에는 연애결혼을 하는 것이 어려웠으니 중매쟁이를 통해서 결혼을 했습니다. 서로 사귀면서 성격파악을 하기 어려웠으니 제일 중요한 판단기준이 남녀의 사주(四柱)를 보고 궁합(宮合)을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중매쟁이는 여자의 사주를 받아서 남자 측에게 전달하고 남자 측은 남녀의 궁합을 보았습니다.

 

궁합이 좋아서 결혼할 의사가 있으면 중매쟁이를 통해 우선 남자의 어머님이 신부 될 여자를 본 뒤 마음에 들면 여자 측에 청혼(請婚)을 하였습니다. 이 때 청혼을 하는 절차로 남자의 사주단자(四柱單子)를 여자 측에 보냈던 것입니다. 남자의 사주를 여자 집안에 보내는 이유는 두 사람이 결혼하기에 제일 좋은 날을 잡기 위한 것인데 이를 택일(擇日)이라고 합니다. 여자 측에서 결혼을 승인한다는 의미로 택일한 날짜를 적어서 보내는데 이를 연길(涓吉)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결혼이 성사되었으므로 결혼 준비를 하는데, 신랑 측에서 신부 댁에 함(函)을 보냈고 이를 납폐(納幣)라고 합니다. 함(函)에는 신부가 준비할 예단(禮單)과 신랑측 혼주(婚主)가 쓴 편지인 혼서지(婚書紙)를 넣어서 보냅니다. 신부는 시댁의 부모님과 친척들 예단을 준비해서 시집갈 때 가지고 가서 폐백(幣帛)드릴 때 준비한 예단을 드렸습니다.

청혼을 위해 사주단자(四柱單子)를 적어 보낼 때(‘주단柱單거래’, ‘단자單子보낸다’, ‘사성四星보낸다’라고도 함)에는 규칙이 있는데, 간지를 7번 또는 5번 접어서 그 복판에 신랑의 사주(四柱)인 생년, 월, 일, 시를 적고, 백지에 싸서 봉투에 넣고 근봉(謹封)이라고 써서 띠를 붙이며, 봉투 앞면에는 사주(四柱)라 쓰고 그 봉투는 봉하지 않습니다.

 

그 뒤, 수숫대나 싸릿대를 끝부분이 붙은 채로 가운데를 쪼개 봉투를 그 속에 끼우고 양쪽 끝을 청실·홍실로 감는데, 위에서 아래로 또 아래서 위로 감고 끝 매듭은 동심결로 맺습니다. 이때 수숫대나 싸릿대 대신 대나무를 쪼개 끼우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끼우지 않고 보내는 곳도 있습니다. 수숫대나 싸릿대 혹은 대나무 등을 쪼개서 끼우게 된 그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옛날에는 가방 같은 것이 없고 보자기에 싸서 들고 가게 되는데, 혹시 구겨질 염려가 있어서 끼우게 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사주를 신부 집으로 보낼 때 가급적 방위를 보아 손이 없는 날을 골라 가게 되는데, 마을사람 중 혼인해서 첫 아들을 낳고 다복한 사람을 가려서 보내는 것이 상례입니다. 그러나, 중매인이나 하인을 시켜 보내기도 하고, 신랑이 직접 가져가기도 합니다.

신부집에서는 대청이나 마루에 돗자리를 깔고 새 상에 사주(四柱)를 받아 놓습니다. 이때 신부 아버지나 오빠 또는 어머니가 받아 놓았다가 개봉(開封)을 합니다. 사주를 가져온 사람은 아주 푸짐한 대접과 후한 노자를 받고 당일로 돌아가는데, 신부 집에서는 사주(四柱)를 잘 보관했다가 혼수 짐에 싸 보내어 신부의 옷장 속에 넣어 평생 간수하도록 합니다.

 

요즘에는 남녀가 만나 온갖 것(?) 다 맞추어 보고 결혼하니 위의 절차가 필요가 없겠지요. 일부 절차들은 남아 있긴 하지만 뒤죽박죽이 되어서 왜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정(궁합을 맞추는 궁극적인 이유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예측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됨)이 아니라 부모나 주변의 부추김으로 상대방의 조건(외모, 금전, 직업 등)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대부분 자기의 그릇에 맞지 않는 과분한 사람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사주(四柱)를 보고 궁합을 맞추어 보는 것보다 결혼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자신의 양심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지지고 볶아도(원래 부부는 전생에 원수라…) 그 인연이 오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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